제가 10년 가까이 황혜민 발레리나 덕분에 유니버설발레단 공연은 몸이 아파도 빠트리지 않고 챙겨 보았던 것 같은데 얼마전 기사에서 만나봤겠지만 11월 <오네긴>공연을 마지막으로 유니버설 발레단 수석무용수로는 만나볼 수 없다는 슬픈 소식을 접했기에 이번 마직막 유니버설의 <오네긴>공연은 황혜민, 엄재용 수석무용수에게도 뜻깊은 공연이 될 듯합니다. 물론 저를 비롯한 수많은 발레 팬들도 슬퍼하겠죠.
황혜민 발레리나의 공연을 볼때마다 매회 참 많이 울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느날..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를보고, 2주 뒤 바로 시작 된 유니버설 시즌 첫 공연 역시 백조의 호수여서 또 예약을 하고 보았었어요. 별다른 취미가 없는 제겐 발레공연 관람이 유일한 힐링거리였다고나 할까요. 특히나 유니버설 발레단의 공연은 정말 꼬박꼬박 챙겨보았던 것 같네요. 특히 황혜민 무용수가 나오는 날은 꼭 말이죠.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황혜민씨 공연만 보면 눈물이 납니다. 그 역활에 얼마나 빠져들어서 공연을 하시는지 소름이 끼질정도니까요.
유니버설 아트센터 연습실에서 '오네긴'3막을 연습하는 엄재용,황혜민 부부
공연이 끝난 후 싸인도 받고, 차안에서 트위터로 줄리아 문(문훈숙단장님)단장님께 감사의 글을 남겼었어요. 그랬더니 문훈숙 단장님께서 저에게 답글을 주셨는데 그때가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황혜민씨는 두말 할 것도 없구요. 정말 한달 두달..업무로 쌓인 스트레스를 이렇게 공연보면서 해소하는게 낙인지라 이번 은퇴 소식은 정말 뭐라고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 였답니다. tvN인생술집에 발레리나 김지영씨가 나왔을 때 황혜민씨의 얘기를 먼저해서 공식적인 기사가 나기 전부터 이 사실을 먼저 알고는 있었는데, 공식기사를 접한 후 몇 일 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더라구요. 정말 그랬었어요.... 아..올 것이 왔구나..싶어서 말이죠.
평소 유일한 제 낙이였기에 더 더욱 마음이 아팠어요. 하지만 황혜민씨의 꿈이 '아내와 엄마로서 사는 것' 이라고 기자회견에서도 말했고, 엄재용씨는 '공연과 발레 교육 병행 예정'이라고 했으니 발레를 아예 안하는게 아니라 유니버설 수석무용수 자리는 본인이 화려한 위치에 있을 때 내려오고 싶었다는 본인 의지와 함께 후배들에게도 그 자리를 내어주어야 하지 않냐며 말을 하는데 늘 변함없는 최고의 정상 자리에서 그렇게 내려오기가 쉽지 않을텐데..대단한 것 같아요. 두 부부에게 그래도 그동안 너무 수고했고, 감사했다고 마음으로라도 진심 빌어드리고 싶네요. 11월 공연은 마지막 인 만큼 개막무대와 폐막무대..둘다 놓치고 싶지가 않네요. 11월 스케줄이 잘나와야 하는데 정말 우울합니다.
2017년 11월 24일~11월 26일
장소 : 예술의 전당 오레라극장
시간 : 금 19:30 / 토,일 14:00, 19:30
*기타 공연 관련해서 자세한 사항 및 정보는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나 유니버설 발레단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좋을것같아요.
한참 팬으로 매 회 공연 챙겨보며 힐링하고, 그 사이 2012년 결혼까지해서 황혜민 수석무용수 못지않게 엄재용수석무용수도 저는 너무 좋아하게 되어버렸네요.
황혜민씨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매번 완벽을 향해 가다보니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마지막 공연이라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놓여요. 진정으로 즐긴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지요." 그리고 덧붙여서 "인생의 같은 곳을 바라보고 싶어 재용씨와 결혼한 게 저의 큰 즐거움이었고, 무대를 같이 서는 동안 너무나 행복했다."라면 웃었어요. 그런 황혜민씨의 손을 잡아주던 엄재용씨는 "10년 넘게 같이 무대에 섰다가 함께 무대를 걸어나오는 것도 의미 있는 것 같다. 기쁘면서도 굉장히 슬프다."라고 말했어요.
저 짧은 몇마디속에 그들의 오랜시간의 고통, 노력, 열정, 슬픔..모든것이 담겨 있는 듯해서 마음이 너무 아팠네요.
<돈키호테>
<지젤: 황혜민,엄재용부부>
엄재용은 2000년, 황혜민은 2002년에 UBC에 입단했고.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지젤' 등 UBC의 모든 레퍼토리에서 주역으로 호흡을 맞췄답니다. 지끔까지 함께한 공연만 1000회가 넘는다고 해요. "감정을 모두 쏟아낼 수 있는 인생에서 가장 자유로운 순간"(황혜민), "극도의 단련을 통한 성취감"(엄재용)으로 무용에 빠져들었다고 말했어요.
엄재용은 오네긴에 대해 "발레 인생에 전환점을 준 작품"이라고 했다. "2009년 혜민씨와 이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는 동안 제 시야가 180도 확장됐어요. 틀에 박혀있는 감정에서 벗어나 내 감정을 싣는 춤이란게 무언지 깨달을 수 있었죠." 황혜민은 "진정한 여자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저에게 무용수로의 인생만 존재했다면 이젠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와 아이도 낳고 키우는 행복을 맛보고 싶어요."....
황혜민은 '은퇴'라고 못박았고, 엄재용은 공연과 발레 교육을 병행할 예정이며, 안무가로서의 미래도 꿈꾸고 있다고 합니다. 박지성 선수 팬이자 영국 축구 마니아인 엄재용은 "박지성선수와 비슷한 시기 부상을 당하고 재활했기에 더욱 애착이 간다"며 "국내 발레계엔 수준급의 재활 프로그램이 아직 없는데 앞으로 그쪽 분야도 파고 들어가 보고싶다."고 말했어요. 축구 이야기에 들뜬 엄재용을 보며 황헤민이 말했다죠. "아들 낳으면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보낼거라는데, 전 딸을 낳을 거에요(웃음). 삶이 앞으로도 더 재미있어질 것 같아요."...둘은 24일과 26일 공연에 함께 나선답니다.
오네긴의 줄거리는 이미 제 티스토리에 간략하게 올려져 있어요. 공연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시라면 참고하시면 좋으실 것 같네요.
자료 및 이미지 : 유니버설발레단 홈페이지 http://www.universalballet.com
기타 일부자료 네이버인터넷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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